버추얼 아이돌의 편견이 깨졌다. 데뷔 1주년을 앞둔 플레이브는 오프라인 공연부터 영상통화 팬미팅까지 하며 팬들과 쌍방향 소통을 이어왔다. 그 결과 플레이브는 기존의 마이너 시장에 있던 버추얼 아이돌 문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이뤘다. 앞으로 플레이브가 펼칠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12일 첫 번째 싱글 앨범 ‘ASTERUM(아스테룸)’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들은 MBC 사내벤처에서 독립 분사한 버추얼 IP 스타트업 블래스트가 제작한 웹툰 스타일의 가상 남자 아이돌이다.
플레이브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버추얼 아이돌이지만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AI 아이돌 메이브(MAVE:)와는 성격이 다르다. 플레이브는 실제 사람이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3D 캐릭터 옷을 입고 활동한다. 그래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과 친밀한 소통도 가능하다. 즉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인물과 목소리를 만들어낸 AI 아이돌과는 달리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연기하는 본체(인간)가 존재한다.
플레이브는 ‘Play(플레이)’와 ‘Rêve(레이브)’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며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살고 있는 카엘룸이라는 가상 세계에서 태어난 이들은 지구의 한 개발자의 부름을 받고 아스테룸이라는 신비한 중간계에 모여서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다. 플레이브는 테라(지구)의 개발자로부터 능력을 부여받아 테라와 소통한다.
버추얼과 AI, 메타버스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어느 정도 대중화가 진행되긴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게 버추얼 아이돌은 낯설다. 플레이브는 ‘낯설다’는 감정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도록 힘썼다.
플레이브 멤버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 5명은 모두 앨범 작사 및 작곡, 안무 창작 과정에 참여한다. 정식 데뷔 전에도 이들은 플레이브만의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곡 작업과 안무 창작에 가장 많은 신경을 쏟았다.
또한 이들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조금씩 무너트리고 있다. 플레이브는 MBC 예능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무대를 공개하기도 하고 ‘아이돌 라디오’ ‘GOT7 영재의 친한친구’ 등의 라디오 일정도 소화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IDOL RADIO LIVE IN SEOUL(아이돌 라디오 라이브 인 서울)’ 콘서트에 참여해 팬들과 소통했다. AI 가상 기술로 만들어진 아이돌이기 때문에 화면 속에만 존재할 것이라는 편견도 깨고 실력으로도 인정받는 기회가 됐다.
그 결과 플레이브는 첫 번째 미니 앨범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아스테룸 : 더 셰이프 오브 띵스 투 컴)’으로 가상 아이돌 최초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간 판매량) 20만 장을 넘겼다. 또한 8월 발매한 미니 앨범 ‘여섯 번째 여름’은 2023년 데뷔한 신인그룹의 노래 중 멜론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으로 기록됐으며 12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앨범 ‘Merry PLLIstmas(메리 플리스마스)’는 공개 6시간 만에 멜론 톱100 7위를 차지했다.
꾸준히 인기를 쌓아온 덕에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플레이브는 <더팩트>에서 운영하는 주간 아이돌 랭킹사이트 ‘팬앤스타’에서 2023년 10월 1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뉴스타 랭킹 10주 연속 1위, 지난 1월 2일 열린 ‘제33회 서울가요대상’에서 뉴웨이브 스타상 수상, 2월 17일 열린 ‘한터뮤직어워즈’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플레이브가 26일 두 번째 미니앨범 ‘Asterum : 134-1’로 돌아온다. 플레이브는 본격적인 앨범 발매에 앞서 ‘항해(Xeafarer)’와 ‘탐험(Xplorer)’ 두 가지 콘셉트 포토를 공개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아스테룸을 배경으로 플레이브만의 몽환적인 무드가 담겨 신보에 기대감을 더했다.
플레이브 멤버들은 뛰어난 가창력과 독특한 음색으로 이미 인정받았다. 플레이브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커버 곡을 꾸준히 업로드하는 것은 물론 노아가 커버한 Yuuri의 ‘Betelgeuse(베텔기우스)’ 영상 조회수는 449만 회를 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기에 이번 앨범으로 보여줄 플레이브만의 음악 스펙트럼이 궁금해진다.
대중에게 조금 낯설었던 버추얼 문화가 플레이브로 인해 조금씩 경계가 흐물어지고 있다. 이제 그들은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K팝 아티스트로서 도약을 시작한다. 이제 곧 데뷔 1주년을 맞이하는 플레이브가 앞으로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팩트 최수빈 인턴기자